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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8시간' 잘 자면 나타나는 변화..."혈당 안정부터 뇌 청소까지"


의학적으로 성인의 적정 수면 시간은 7~9시간이다. 이 범위의 평균치인 '하루 8시간'은 건강 관리를 위한 가장 대표적인 기준점으로 꼽힌다. 매일 8시간을 자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사치'라 할지라도, 그 대가로 얻게 되는 신체적 혜택은 그 어떤 보약보다 강력하다. 전문가들은 잠을 자는 시간이 단순한 휴식기가 아닌, 뇌와 신체 장기가 손상을 복구하고 호르몬 균형을 맞추는 치열한 '재생의 시간'이라고 강조한다. 매일 밤 8시간을 잠에 투자했을 때, 우리 몸에서 일어나는 긍정적 변화 7가지를 알아본다.

1. 피로 해소와 활력 충전
깨어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 우리 뇌와 몸에는 피로가 누적되는데, 전문가들은 이를 '수면 압력(Sleep pressure)'이라 부른다. 압력밥솥에 김이 차듯, 낮 동안 활동하며 쌓인 피로감이 뇌를 짓누르는 상태다. 8시간의 숙면은 이 압력을 배출해 몸을 가볍게 만드는 유일한 방법이다.

수면의학과 전문의 아누팜지트 세혼(Anupamjeet Sekhon) 박사는 건강 매체 '리얼심플(Real Simple)'에서 "수면은 지친 뇌와 신체를 '리셋'하는 과정"이라며 "아침에 느끼는 개운함은 단순한 기분 탓이 아니라, 밤사이 뇌와 몸이 완전히 회복되어 새로운 하루를 시작할 준비를 마쳤다는 생물학적 신호"라고 설명했다.

2. 감정의 뇌 '편도체' 안정화
잠을 설친 다음 날, 별일 아닌 일에도 쉽게 짜증이 나는 경험은 뇌과학적으로 설명된다. 수면 부족은 감정과 공포를 관장하는 뇌 부위인 '편도체(Amygdala)'를 과민하게 만든다.

임상 심리학자이자 수면 전문가인 리즈 로스(Liz Ross) 박사는 "8시간 수면은 이성을 담당하는 전두엽과 감정을 담당하는 편도체 사이의 연결성을 강화한다"며 "덕분에 스트레스 상황에서도 감정적 동요를 줄이고 차분하게 대처할 수 있는 '심리적 방패'가 생긴다"고 말했다.

3. 다이어트의 열쇠, '식욕 호르몬' 조절
살을 빼고 싶다면 숙면은 필수다. 수면 시간은 식욕 조절 호르몬인 '렙틴(Leptin)'과 '그렐린(Ghrelin)'의 분비량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잠이 부족하면 식욕을 억제하는 렙틴은 줄고, 식욕을 폭발시키는 그렐린 수치는 치솟는다. 반면, 충분한 수면은 이 두 호르몬의 균형을 맞춰 가짜 배고픔을 막고 자연스러운 체중 조절을 돕는다.

4. 뇌 노폐물 세척 및 기억력 강화
잠자는 동안 뇌는 쉴 새 없이 움직인다. 특히 깊은 잠(Deep sleep)과 렘(REM) 수면 단계에서는 낮 동안 습득한 정보를 장기 기억으로 저장하고, 치매 유발 물질인 '베타 아밀로이드' 같은 대사 노폐물을 씻어내는 작업이 활발히 일어난다. 로스 박사는 "충분한 수면은 뇌의 정보 처리 속도를 높여 집중력과 판단력, 반응 속도 등 전반적인 인지 기능을 향상시킨다"고 강조했다.

5. 면역 세포 생성의 '골든타임'
수면은 우리 몸의 방어 체계인 면역 시스템을 정비하는 시간이다. 자는 동안에는 체내에서는 바이러스나 감염 세포와 싸우는 단백질인 '사이토카인(Cytokine)' 분비가 활발해진다. 로스 박사는 "겨울철 감기나 독감에 잘 걸리지 않는 몸을 만들고 싶다면 8시간 수면이 필수"라며 "규칙적인 수면은 백신의 항체 형성 반응을 높이는 데도 기여한다"고 덧붙였다.

6. 혈당 조절과 당뇨병 예방
수면의 질은 혈당 관리와 직결된다. 수면 부족은 인슐린이 제 기능을 못 하게 하는 '인슐린 저항성'을 높여 혈당 수치를 불안정하게 만든다. 수면 전문의 캐서린 달리(Katherine Daly) 박사는 "잘 자는 것만으로도 인슐린 감수성이 개선되어 혈당이 안정적으로 유지된다"며 "이는 장기적으로 제2형 당뇨병과 같은 대사 질환의 위험을 낮추는 요인이다"라고 설명했다.

7. 만성 염증 수치 감소
현대인의 고질병인 만성 염증은 수면 부족, 스트레스, 가공식품 섭취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한다. 염증 수치가 높으면 심혈관 질환이나 암 발병 위험이 커지는데, 충분한 수면은 과도한 염증 반응을 가라앉히는 천연 소염제 역할을 한다. 세혼 박사는 "8시간 수면이 체내 염증 수치를 적정 수준으로 관리하여 심장병 등 중증 질환을 예방하는 토대가 된다"고 전했다.

<전문가가 추천하는 '수면 위생' 수칙 5가지>
단순히 침대에 오래 누워있는다고 해서 8시간 수면이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많은 사람이 잠들지 못해 뒤척이는 이유는 뇌가 아직 '잘 준비'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8시간 숙면을 위해서는 침실 환경과 저녁 습관을 의학적으로 설계하는 '수면 위생(Sleep Hygiene)' 교정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다음은 숙면을 유도하는 확실한 5가지 행동 요법이다.

① 잠들기 전 '전자기기 거리두기'
: 스마트폰과 TV 등에서 나오는 블루라이트는 수면 유도 호르몬인 멜라토닌 생성을 억제한다. 세혼 박사는 "취침 1~2시간 전에는 전자기기 사용을 멈추고 독서나 스트레칭으로 뇌를 이완시켜야 한다"고 조언했다.

② 카페인·알코올 멀리하기
: 카페인과 니코틴은 뇌를 각성시키고, 알코올은 잠은 빨리 들게 하지만 수면의 질(깊은 잠)을 떨어뜨려 중간에 자주 깨게 만든다. 숙면을 원한다면 저녁 시간 이후에는 피하는 것이 좋다.

③ 저녁은 가볍게, 야식은 금물
: 과식은 소화 시간을 길어지게 해 위장에 부담을 주고 숙면을 방해한다. 최소 취침 2~3시간 전에는 식사를 마치고, 공복감이 심하다면 따뜻한 우유 등 가벼운 간식만 섭취한다.

④ 밤에 격렬한 운동 자제하기
: 취침 직전의 고강도 운동은 교감신경을 흥분시켜 몸이 잠들지 못하게 한다. 저녁에는 가벼운 산책이나 스트레칭이 도움이 된다.

⑤ 기상·취침 시간의 루틴화
: 가장 기본이자 중요한 원칙이다. 매일 같은 시간에 잠들고 일어나는 습관은 강력한 생체 리듬을 형성해, 불면증을 예방하고 자연스럽게 8시간 수면을 유도한다.